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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입원생활 8- 수술당일

📑 목차

    by 자브지시끄

                                                      슬기로운 입원생활 시리즈 표지 by 자브지시끄네

    이 시리즈는 실제로 제가 겪은 입원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입원 전 준비부터 수술 후 회복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많은 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수술 당일’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저처럼  수술을 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미리 상황을 떠올리며, 막연한 공포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by 자브지시끄네

    8-수술 당일 썸네일 by 자브지시끄네


    서론 – 낯선 병실에서 맞는 수술 당일 아침
    낯선 병실에서 밤을 보낸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쉽지 않은 일이에요. 먼저 수술하신 분들의 신음 소리, 다른 침대에서 들리는 코고는 소리, 새벽마다 체온 ,혈압 체크하러 들어오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발소리까지… 이런 환경에서는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병원은 잠을 못 자니까 1인실로 간다”고 말하는 이유를 몸소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밤새 뒤척이며 어느새 수술 당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잠을 많이 못 잤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역시 거의 못 자고 수술을 받았지만, 실제로 수술 중에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아요.(오히려 수술후에 피곤해서 꿀잠 잘 수도 있어요)

    1. 수술 전 준비 – 금식, 수액, 그리고 작은 조언들
    전날 저녁에는 입맛이 없어 밥을 거의 먹지 못했는데도 배가 고프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밤 12시부터 물도 마시면 안 되는 금식이 시작되니, 그때부터 입이 바짝 마르기 시작하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목이 마르고, 물 생각만 간절해질 수 있어요.

     

    자다 깨다 반복하다 보니 새벽 5시쯤 간호사분이 들어오셔서 혈압과 체온을 재고 그 다음에 수액 놓을 준비를 할때  저는 “먼저 화장실 좀 갔다 와도 될까요?” 하고 양해를 구하고 다녀왔어요. 수액 맞기 전에 두 손이 자유로울 때 미리 볼일을 다 보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물론 수액 걸이를 끌고 이동할 수는 있지만 (작은 선반에 핸드폰도 놓을 수 있긴해요) 전에 다녀오는 게 걸리적거리는 게 없어서 훨씬  편해요.

     

    수술 전에는 속옷을 성인용 일회용 팬티로 갈아입으라고 주는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 같아요. 처음엔 조금 민망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분들이 수술 전에 착용하는 아주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서 팔에는  어제 차게 된  환자인식 팔찌와 여러 수액 줄들이  주렁주렁 달리게  되었고, 그 무게가 괜히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수술이 다가오고 있다는 긴장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수액걸이 by 자브지시끄네
     

    2. 수술 시간 – 가장 길게 느껴지는 기다림
    준비는 일찍 끝났지만, 정작 수술 시간은 계속 밀릴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저는 오후 수술이었는데, 앞 수술들이 조금씩 늦어지면 자연스럽게 제 시간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금식을 오래 하면 더 힘들기 때문에, 먼저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정확한 시간을 모르는 채로 계속 기다리기만 했고, 이 기다림이 정말 길고 지치게 느껴졌습니다.

    이럴 땐 평소 보던 드라마나 예능을 틀어두는 걸 추천드려요.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라도 마음을 다른 곳에 두려고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기다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기다리다 보니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서글퍼지기도 했어요. 관절 수술 때문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있으신데, 저는 그 속에서 비교적 젊은 편이라 괜히 마음이 이상했어요. (물론, 쓰고 보니 제가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지만요.)


    3. 수술실 이동 – 순간 얼어붙는 긴장감
    그렇게 감정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병실이 분주해졌습니다. “○○님, 수술실로 이동할게요.” 간호사분들과 간병인분이 다가오고, 저는 어느새 휠체어에 앉혀졌어요.

    멀쩡히 걸어 다녔던 저는 휠체어에 앉는 순간, 다리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몸이 긴장하면 다리가 이렇게까지 무거워지는구나 싶었어요

    수술실 앞에서 잠시 대기하는데, 문이 어찌나 육중해 보이던지… 문이 열리는 순간 서늘한 기운이 훅 들어오면서 소름이 돋았어요

    대기하면서 마취과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셨는데, “뼈를 절단하는 수술이라 통증이 심할 수 있어 마취를 더 깊게 하겠다” 라는 말이 들렸지만, 몸이 떨려서인지 설명이 잘 들리지 않았어요.

    설명이 끝나고 안으로 진짜 수술실로 들어가는 데 거기는  정말 춥더라구요 두려우니 더 떨렸던 것 같아요ㅠ  수술대에 누우니 마취과 선생님이  척추마취를 위해 옆으로 돌아누우라는 데  몸이 굳어 잘 움직여 지지 않아서 간호사님들이 도와주셨어요.

    마취 주사가 들어가며 “다리에 따뜻해 지는 느낌 나요?” 라고 물으셨고 제가 “네…”라고 답한 후에 다시 " 다리에 감각있어요 ?"라고 하셨는 데 안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안느껴져요"라고 말하니 “그럼 이제 한숨 주무세요.” 라는 말이 마지막 기억이었습니다.


    4. 수술 이후 – 흐릿한 몽롱함 속에서 깨어나는 과정
    문득문득 몸이 들리는 듯한 느낌,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는 듯한 소리… 그런 파편 같은 감각들이 스쳐 지나갔다가 다시 잠들고 깨고를 반복했습니다.

    척추마취를 했기 때문에 4시간 이상 동안은 움직이면 안 된다고 했어요. 금식도 계속 유지해야 했지만, 통증 때문에 먹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발목이 묵직하고 싸늘한 느낌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취가 서서히 풀리는 기분이 들었어요. 간호사님이 오셔서 “조금씩 진통제가 들어가고는 있는 데 여기 버튼을 누르면 고여 있던 양이 좀 더 많이 들어가니 너무 아프면 버튼 누르세요.” 라고 약간 작은 타원형으로 생긴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주셔서 잠들었다 깨었다를 반복하며 버튼을 눌렀어요.

    좀 시간이 지나자  신호가 왔어요  하반신이 마취로 움직이지 않아 간병인분께 부탁드렸고 움직이기 힘들어서 결국 소변줄을 하게 되었어요. (간호간병 톻합이라 수술후에는 간병인분이 밀착케어를 해주세요)  소변줄이 처음이라 느낌이 묘했지만, 척추마취하고  수술하신분들은 대부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간호사님이 죽을 가져다주셨지만, 울렁거리고 어지러워 먹을 수가 없었어요 간호사님이 무통주사 휴유증같다고 무통을 잠시 끊고 쉬었더니  통증은 참을 만하고 울렁거리지 않아 괜찮았어요

    저는 이런 아픈 통증과 내면의 이런 울렁거림중에 차라리 다리 아픈 통증이 참을 만 한 것 같아요
    근데 무통을 끊었는 데도 너무 아파하지 않아서 오히려 의사선생님이 걱정하시며 밤에 통증때문에 잠을 못 잘 수도 있으니 
    자기 전에는 진통주사를 맞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진통주사를 맞았고, 약이 들어가며 몽롱해지더니 그대로 잠들었어요

     

    결론 – 생각보다 우리 몸은 견딜 힘이 있어요
    수술은 준비 과정이 길어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에, 정작 수술 후에는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저 역시 수술 전에 공포가 컸지만, 막상 지나고 나니 ‘생각보다 할 만했다’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수술 후에 보호자가 다 일하거나 사정이 있어서   간병을 해줄 수 없거나 (그리고 간병은 정말 힘이 듭니다) 할때는 간호·간병 통합병동이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문 인력이 있어 훨씬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어요.

    이제 수술을 마쳤으니, 다음 편에서는 수술 후 회복기 – 1일 차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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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 슬기로운입원생활, 수술당일, 입원생활팁, 병원입원, 발목수술경험, 간호간병통합병동, 수술후회복, by자브지시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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